여행(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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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혀 있는 선셋 바 설명 하나로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해변 쪽에 위치하고 있는 레스토랑 겸 바로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름처럼 매일 오후 해 질 무렵 가장 멋진 선셋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 피자와 같은 가벼운 식사 메뉴와 고운 빛의 칵테일을 즐기며 멋진 풍경을 누려보자.’ 그런데 도무지 어디인지 모르겠다. 똑같은 상호의 비치바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있는데 어디였을까? 정확한 날짜도 알 수가 없다. 선셋이 아름답다는 것으로 유추해보자면 코타키나발루나 보라카이가 아닐까? 그런데 느긋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고 한 걸 보니 유명 관광지는 아닌 것 같다. 어딜까. 미치겠다. 혹시 시판돈인가. 두줄 가량 되는 단서를 가지고 추리를..
2020.12.28 -
사전답사
머나먼 이국으로 떠나기 전 여행 책자를 통해 미리 보기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 지도를 이용해 사전 답사를 하곤 한다. 특히나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면 구글 지도를 축소, 확대, 이동해 주변을 샅샅이 뒤지곤 한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으면 저장해 놓는다. 현지에 도착해서 여행을 하다 보면 미리 점찍어둔 곳 중 반에 반도 못 보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획대로 저장해 둔 장소에 방문했다면 아이콘이나 색을 바꾸고 간단히 기록도 남겨둔다. 그렇게 저장해 둔 스폿 정보들이 시간이 흐르고 방문에 방문을 거듭하면 결국 빼곡하게 채워진다. 2019년에는 어디로 떠나야 할지 오늘도 하루 종일 구글 지도를 펴놓고 고민 중이다. - 구글맵을 켜놓고 2019년 1월 5일
2020.12.28 -
오가닉 여행
스웨덴 친구들의 농담 섞인 대화 속에서 튀어나온 ‘오가닉 여행’,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겠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계적인 오류가 아니고서는 웬만해서는 길을 잃을 일도 없는 요즘이다. 불과 몇 년 전이라고 이야기하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종이 지도를 펴고 길 이름을 보고 또 보며 여행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뭐… 여전히 구글 지도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오지 아닌 오지도 있지만.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비해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나 고생한 기억이 별로 없다. 인터넷이 귀하던 시절에는 매일매일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났고 그것은 바로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되곤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앞으로 다가올 여행은 스마트폰보다 책을 더 많이 보기로 말이다. - ..
2020.12.28 -
득템
올해도 어김없이 새 운동화를 구입했다. 무슨 세일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단돈 만원에 득템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일 년에 내가 소비하는 운동화는 약 2~3켤레 정도. 언제부턴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함께 고생한 운동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서 사진을 남기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강박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입하는 운동화는 죄다 반스 에라( VANS ERA) 모델이다. 10대 때부터 신기 시작했으니 정말 오랫동안 한 브랜드만 신어 온 셈이다. 덕분에 신발을 살 때 고민할 일이 별로 없다. 달고 달은 운동화를 보면 그 신발을 신고 여행을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내년에는 새 신을 신고 어딜 갈지 벌써 설렌다. 그나저나 사랑하던 서핑 잡지는 갈수록 퀄리티가 떨어진다. - 새로 구입한 반스 에..
2020.12.27 -
계륵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기록하고 사진을 찍느라 제대로 된 여유나 여행의 낭만을 느끼기 어렵다. 분신처럼 붙어 다닌 무거운 카메라도 여행이 끝나면 먼지가 쌓이도록 휴업 모드로 돌입한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배터리도 다 닳고 메모리카드로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여행의 기억을 되살려 찾고 나니 셔터 박스가 말썽이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 중부 지역 취재 때 셔터 박스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남대문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이참에 카메라를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무겁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조금씩 사용빈도가 낮아지고 있는 나의 DSLR. 계륵이 될 판이다.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작은 사이즈에 고성능을 자랑하는 하이엔드 카메라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삼각대..
2020.12.27 -
저스트고 베트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베트남 취재를 시작한 것이 2016년 이맘때니 말이다. 출판사와 나 모두가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었던 책이었다. 덕분에 긴 호흡으로 베트남을 마주할 수 행복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길고 긴 작업을 별 탈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 교정과 저자 프롤로그를 보낸 지 3주가 흘렀고 드디어 책이 나왔다. 더뎠지만 결국 나왔다. 그 사이 박항서 축구 감독과 각종 TV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베트남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높아진 인기만큼 책도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발리, 말레이시아, 라오스, 베트남.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 책이 나오니 또다시 행복한 고민에 빠져든다. - 따끈한 신간을 받고서 2018년 12월 2일
202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