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뜬 날

2021. 5. 9. 13:00BLAH BLAH

오늘처럼 날씨가 맑고 바람이 조금 부는 날에는 발리가 생각난다. 우중충한 하늘과 갑자기 쏟아지는 비, 지겨운 몬순 시즌이 언제 가나 싶지만 하루에 한두 번 몬순 시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따사로운 햇살과 쾌청한 하늘이 나타난다. 발코니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문자를 나누며 하늘이 개기를 기다린다. 하루하루 한량같이 시간을 보내기만 하는 장기체류자의 신분이라 사실 비가 와도 좋고 바람이 불어도 좋고 날씨가 맑아도 좋다. 모두 그런대로 재미가 있으니...긴 몬순 시즌의 끝을 알리는 비가 내린 뒤 맞이한 그 날 아침은 오늘처럼 파랗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동안 젖어있었던 모든 것을 쨍하게 말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날의 기억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내 몸속에 각인되어 있다. 쨍하게 해 뜬 날... 언제쯤...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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