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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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있다. 발리에 오기 전 퇴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퇴사를 하고 발리에 왔다. 물론 퇴사 직후엔 베트남 여행을 했다. 베트남 살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아무튼 그랬다. 퇴사란 나에겐 실패라는 의미다. 말이 좋아 퇴사지, 결국 적응 또는 남들처럼 버티지 못해 그만둔 것이다. 내 인생은 언제나 그랬다. 학교도 중퇴, 회사도 퇴사. 뭐 하나 끝까지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면에서 10년, 20년, 30년 근속이란 정말 레전드다. 또 하나의 허상이 여기 또 있다. 노매드. 말이 좋아 노매드이지 정작은 백수다. 돈? 회사 다니면 열심히 일하면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통장에 꽂혔다. 노매드? 허상이다. 아무리 해봐라 매달 돈이 꽃이나. - 디지털 노매드를 꿈꾸는 백수
2023.06.21 -
발리
이랬거나 저랬거나 한 달을 살던 두 달을 살던 아니면 일년을 살던, 퇴사를 하고 오던 그냥 오던, 그곳이 짱구이던, 울루와뚜이던, 우붓이던, 서핑을 하던 요가를 하던, 비건이 되건 말건 그냥 와서 하면 되는 것이 발리 아닌가. 뭐가 그리 복잡한 것인지. 문득 발리살이라는 주제로 살펴보니 참 세상 힘들게 산다. 일단 와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레 답은 나오게 된다. 여행은 공부하는 시험과목이 아니다. 정답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누군가를 따라 할 필요도, 누군가의 정보를 신뢰할 필요도 없다. 그냥 오면 된다. - 발리에서
2023.06.19 -
무기력
발리에만 오면 매일같이 신나고 즐겁게 여행 이야기를 쓸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발리에 와 보니 하루에 한 번은커녕 아무런 글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릿속으로만 글을 쓰고 있다. 어느 순간 무기력해진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바다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호텔에서 호텔로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여행지에 일거리를 가지고 온 내가 잘못이기도 하지만 그 사이 너무나도 변해버린 발리의 모습에 적지 않는 실망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이 섬의 푸릇함과 초록함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뜨거운 태양과 담배 냄새, 아름다운 선셋도 여전하다. 바뀐 것이 있다면 아마도 나 자신이 아닐지. - Jl. Benesari
2023.06.10 -
발리 짱구 Canggu
서퍼들의 아지트, 이국적인 발리 짱구비치 멋진 배럴을 통과하는 서퍼들의 역동적인 모습, 서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장면. 거기에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며 빈탕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면 분명 그곳은 천국일지 모르겠다. 검은 모래가 모래사장을 만들고 화이트 톤의 라임스톤으로 치장된 비치프런트 레스토랑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대나무로 만든 펜졸(깃발)을 길게 달고 있다. 발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임에 틀림없다. About Canggu by Kim Nak Hyun Published on 18th October 2022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히든플레이스의 변화 한때는 발리 최고의 히든 플레이스로 꽁꽁 숨겨져 있었지만 지금의 짱구는 하루 종일 서핑 보드를 들고 바다와 카페를 들..
2022.10.18 -
꾸따 비치 Kuta Beach
서퍼스 파라다이스, 발리 가짓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뷔페 레스토랑에 가면 항상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장 먼저 무엇을 먹을지 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자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먼저 선택한다. 예를 들면 누룽지나 김밥 같은 것들이다. 이번 비치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어떤 곳을 소개할지 고민에 빠졌다. 결국 뷔페 레스토랑에서처럼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해변을 먼저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곳은 발리의 꾸따다. About Vietnam by Kim Nak Hyun Published on 11th October 2022 무엇보다 너무 장황하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는 줄이고 필요한 정보들만 요약하기로 한다. 첫 번째 소개할 해변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꾸따 비치(Kuta Beach)이다. ..
2022.10.11 -
발리
365일 서핑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가만히 호텔 방에서 쉴 수 있는 여행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대만도 우선순위지만 일본은 물가가 비싸서 장기 체류가 부담스럽고 대만은 아직 빗장이 풀리지 않아서 패스. 호주와 뉴질랜드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땅 덩어리가 너무 커서 어느 한 곳 목적지를 장하기가 어렵다. 물론 체류비도 상당. 그렇기에 발리밖에 없다. 발리 머물면 호주나 뉴질랜드를 가볍게 다녀올 수도 있고 여차하면 주변국 예를 들면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까지 비자 연장을 핑계로 호핑투어를 만끽할 수 도 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중간쯤, 어디든 갈 수 있고 항공편도 다양하니 옵션이 많다. 장기 체류도 걱정 없다. 체류 비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서핑도 할 수 있으니.
202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