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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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고 말레이시아
작년부터 시작된 말레이시아 취재가 마무리되고 개정판 작업도 무사히 끝이 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캐릭터로 표지를 갈아입고 저스트고 말레이시아 2020-2021이 출간이 되었다. 정통 가이드북 표지가 아무래도 익숙하지만 스페셜 에디션인 만큼 이번엔 귀여운 캐릭터로 작업이 되었다. 배경으로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KLCC 공원, 국립 모스크가 처리되었고 음료를 마시는 라이언과 야자수 잎을 들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콘이 그려져 있다. 야자수와 선글라스, 스카프의 패턴이 열대 남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행 가이드북 시장이 예전보다는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작가, 편집자, 출판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원고를 다듬고 사진을 고르고 교정을 보다 보면 언제 끝이 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2021.01.02 -
미케 비치 서핑
그것도 파도라고 한 시간 남짓 탔더니 손목부터 목, 허리, 어깨까지 뻐근하다. 정말 오랜만에 또다시 바다에 들어갔다. 역시나 오랜만에 하는 패들링은 힘들다. 밖에서 봤을 때는 조류도 없어 보이고 별 것 없을 것 같던 바다, 막상 들어오니 파도를 넘기느라 정신이 없다. 제대로 된 파도는 오지 않고 힘없이 부서지는 파도만 무한정 반복. 아마 제대로 된 놈이 왔어도 못 탔을 듯 하지만… 그래도 미케 해변의 파도를 느껴 본 것으로 조금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낭에 언제 다시, 얼마나 오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집 안에 처박힌 서프보드 하나 가져다 놓을까 생각 중이다. 나중에 언제든 미케 비치에 오면 탈 수 있도록 말이다. – 11월 23일, 다낭 미케 비치에서 2019년 11월 23일 HTML..
2021.01.02 -
요거트
조식 때 먹는 요거트 3~4, 개인적으로 사 먹는 요거트 4개. 하루 8~10개는 먹는 듯하다. 베트남 요거트는 참 맛있다. 요거트를 먹으면서 여행 중 탄산음료를 먹는 일이 적어졌다. 매일 아침 반갑게 말을 걸어주던 호텔 직원들도 체크 아웃을 한다고 하니 정성스레 요거트 하나를 만들어가져 왔다. 요거트는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란다. 친절도 하지. 보통 여행자와는 달리 귀찮은 일만 만드는 나인데… 그럼에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그런 마음을 알기에 연장을 하면서까지 이곳에 머물고 있다. 바람도 불고 날씨도 좋고. 이제 떠나도 될 것 같다. — 맛있는 요거트를 마시면서, 다낭에서 2019년 11월 21일
2021.01.02 -
야자수 나무 아래
뜨거운 모래사장, 강렬하게 쏟아지는 태양을 흠뻑 흡수하며 해변을 걷다 마주한 야자수 한 그루. 그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본다. 짠내가 약간 섞인 바닷바람이 머리칼이 흩날리고 하얀 백사장은 적당히 식어 좋은 감촉을 선물한다. 바다 가까이로 조금씩 다가가는 커플. 그늘과 태양 사이에 걸쳐 태닝을 하는 커플, 들어오는 바닷물을 피해 해변을 걷는 사람. 드론을 날려 항공 샷을 찍는 사람까지. 야자수 그늘 아래 앉아 미케 비치를 바라보고 있자니,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먹다 남은 수박으로 페이스 스크럽을 하는 현지 아저씨에게 해변의 모든 사람들의 눈이 고정되어 있다. 효과가 있는 걸까. 아무튼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면 미케 비치는 역시나 만인의 놀이터가 된다. 슬슬 물이 차오..
2021.01.01 -
선고즈다운
하루 단 한 번, 이렇게 해가 저물어 가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여행 중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아침 해가 떠올라 본격적인 열기를 분출하기 전까지 나는 최대한 많이 걷고 걸으려고 노력한다. 해가 중천에 뜨면 잠시 쉼터로 돌아와 해를 피하고 오후 무렵 저무는 해를 찾으러 다시 밖으로 기어 나온다. 여행 내내 숨바꼭질을 하듯 숨기와 찾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낸다. 엄청난 인파와 더위 속에서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의 믈라카. 오늘만큼은 태양도 잠시 숨을 고르는지 아주 천천히 저물어 간다. - 9월의 월요일 믈라카에서 2019년 9월 2일
2020.12.30 -
161번 국도
아침부터 갑작스레 떠오른 더 다타이(The DATAI)의 기억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어떤 연관도 없이 뜬금없이 떠오른 것인데 이럴 때면 무척 난감하다. 결국 당시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사진을 찾았다. 그때는 따뜻한 남국의 열대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즐기던 날이었다. 해외여행을 가서 렌터카 몰고 어디론가 다니는 것은 무척이나 낭만적이라고 생각되는데 복잡한 도심 속에선 쉽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몇 나라는 여행을 할 때마다 차를 빌려 다니게 된다. 말레이시아 ‘랑카위’, 일본 ‘오키나와’, 대만 ‘펑후’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오늘은 말레이시아 랑카위를 여행하던 그때가 떠오른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랑카위 북서쪽에 위치한 더 다타이 리조트로 가던 그 길, 그리고 그곳에서..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