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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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썽태우가 멈춰 섰다. 출발하기 전부터 불안 불안하더니만 결국 말썽을 부린 것이다. 라오스 음악까지 틀어놓고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기던 그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쪽으로 기우는 차량. 깜짝 놀라 길 한쪽에 썽태우를 세우고 사태를 파악해본다. 오른쪽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장비 몇 개를 챙겨 능숙한 솜씨로 수리 모드에 돌입한 현지 친구를 뒤로하고 블루 라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가는 길은 하나,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마을 풍경도 구경해보기로 했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붉은 흙길이다. 딱딱한 아스팔트나 보도블록만 걷다가 흙길을 걸으니 걸을 때마다 스펀지처럼 푹푹 꺼지는 감촉이 나쁘지만은 않다. 게다가 흙길 중간중간 소박하게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고, 흙..
2020.12.18 -
동행
라오스 여행은 어색한 동행의 연속이다. 버스를 타든, 미니밴을 타든, 뚝뚝을 타든, 보트를 타든 간에 말이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 몇 시간을 함께하기도 하고, 때로는 절친한 친구라도 된 것 마냥 수다스러워지기도 한다. 어떤 날은 4명, 어떤 날은 6명, 출발하는 차량 크기에 따라 어떤 날은 무리가 되기도 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지만 온전히 혼자인 시간은 밥을 먹는 시간과 잠을 자는 시간 정도일 뿐이다. 어딜 가던 한데 모아 출발하려는 기사들 때문에 혼자여서 외롭거나 두려워할 일이 없다. 또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라오스의 밤은 언제나 설렌다. – Are you with someone? 2016년 6월 16일
20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