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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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A N
캔 캔 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른 새벽 바다에서 첫 파도를 타고 출근을 하던 로컬 서퍼들의 삶을 가까이서 봐온 나로서는 삶의 터전을 바꾸기 전까지 파도를 타고 출근을 하거나 퇴근을 하고 파도를 타는 삶은 그저 복 받은 사람들의 삶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어쩌면 올해는 나도 그들처럼 파도를 타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매일매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마음만 먹는다면, 일주일에 한 번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휴일을 보낼 수 있다. 부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난 뒤 쉬는 날에는 가까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필요한 건 서핑보드다. 친한 동생 스튜디오에 맡겨둔 서핑보드들을 이고 지고 와야 한다. 출퇴근 용으로 구입한 중고차 안에..
2022.05.10 -
BEGINS
Bucket List 꿈과 목표가 늘어만 가던 다이어리 첫 장, 가장 윗줄엔 굵은 펜으로 선명하게 ‘surfing’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버킷 리스트가 하나씩 지워져 가는 순간에도 언제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역시 ‘surfing’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어려운 버킷 리스트 중 가장 하나가 바로 ‘surfing’이었다. 가장 오랫동안 나만의 버킷 리스트에 머물고 있었던 서핑, 결국 지워버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난 그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항 대합실, 삼삼오오 모여 담배 한 모금에 여행의 피로를 잠시 풀고 있었다. 늦은 밤 잠이 오지 않아 꺼낸 빛바랜 잡지 한 권, 뜨거운 태양, 부서지는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에 꿈틀거리던 본능이 되살아나버린 것이다. 평상..
2020.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