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아름다운 그 곳
2020. 12. 17. 22:55ㆍBLAH B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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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반나켓,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에 불과하겠지만 나에겐 라오스 여행의 작은 휴식처 같은 곳이다. 1968년 식 폭스바겐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머리까지 띵하게 만드는 수박 스무디와 달콤한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서툴지만 라오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있는 도시다. 현지인들도 이방인에게 미소를 짓고 말은 건넨다. 여타의 여행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작은 기쁨들이다. 사반나켓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나누는 곳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흥얼거리며 평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흉물스럽게 방치된 듯한 모습의 건물들도 어둠이 깔리고 엷은 조명이 들어오면 미처 알지 못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기준으로 보면 심심하고 부족한 곳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이곳만 한 곳이 없다. 매일 밤 소박하게 열리는 야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나를 위해 미소를 짓고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어 사반나켓이 좋다.
- 라오스 중부 사반나켓에서
2016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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