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
아쉽게도 찢어진 상태를 사진으로 담아두질 못했다. 아무튼 해져버린 반바지를 동네 세탁소에 맡겼다. 해진 부위를 보고선 한 참을 웃는 세탁소 아저씨. 아저씨 실력을 잘 알고 있는지라… 물론 그냥 버려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입었던 옷이지만 수선까지 해서 입으려고 하는 이유는 갑작스레 떠오른 발리에서의 추억 때문이었다. 매년 여름이 오면 커다란 트렁크에서 여름 옷가지들을 꺼내는데 많은 옷들 중에서 요 놈만 보고 있으면 발리에서 지내던 그때가 생각난다.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시간들이라 더욱 소중하고 그립나 보다. 당시 나는 더 이상 까맣게 될 것 같지 않은 피부색에 헐렁이는 보드 숏, 민소매를 입고서 살았다. 무려 18개월 동안 말이다. 일상이라고 해봤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서핑 스폿에서 서핑을..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