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즈다운

2020. 12. 30. 16:11BLAH BLAH

0902_Sungai Melaka

 

하루 단 한 번, 이렇게 해가 저물어 가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여행 중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아침 해가 떠올라 본격적인 열기를 분출하기 전까지 나는 최대한 많이 걷고 걸으려고 노력한다. 해가 중천에 뜨면 잠시 쉼터로 돌아와 해를 피하고 오후 무렵 저무는 해를 찾으러 다시 밖으로 기어 나온다. 여행 내내 숨바꼭질을 하듯 숨기와 찾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낸다. 엄청난 인파와 더위 속에서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의 믈라카. 오늘만큼은 태양도 잠시 숨을 고르는지 아주 천천히 저물어 간다.

 

 

- 9월의 월요일 믈라카에서

2019년 9월 2일

'BLAH BLAH'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이 지나간 뒤  (0) 2021.01.01
토요일 오후  (0) 2021.01.01
사파리 노예  (1) 2020.12.30
161번 국도  (0) 2020.12.30
추리  (0) 202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