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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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야외 테라스 자리와 강력한 에어컨 바람이 틀어진 실내 조식당의 경계 부분에 자리를 잡았다. 반쯤 열려있는 문 틈으로 인의적인 냉풍이 느껴진다. 마치 추운 겨울날 야외 온천에서 반신욕을 하는 기분이랄까. 분명 쿨링다운 해주는 고마운 바람이지만 태생이 다르다.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무이네는 이렇듯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리조트들을 통해 자연적인 바다와 바람을 만끽할 수 있어 행복한 곳이다. 맛있는 열대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놓아 밥 대신 흡입하고 있다. 조식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말이다. 아직 야외 테라스에 앉아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현지인들이 남아있으니 당분간은 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 바람 부는 무이네에서
2023.03.20 -
잊지 못할 그 맛
그랬다. 무이네를 처음 찾아왔던 그때도 오늘처럼 이른 아침 데탐 거리 신카페 앞에서 슬리핑 버스를 탔다. 발리에서 메고 온 큼지막한 배낭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잠이 들었었다. 점심 무렵 무이네에 도착,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신카페 앞이었다. 점심 식사가 포함되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버스에 탔던 몇몇 여행자들과 함께 쌀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평상시 먹던 소고기 쌀국수 퍼 보(Pho Bo)가 아닌 닭고기 올라간 퍼 가(Pho Ga)였다. 배가 고파서였을까? 그때 먹은 퍼 한 그릇은 꽤나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았고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오게 된 무이네. 아침 조식으로 다시 먹게 된 리조트의 퍼 가. 쌀국수는 역시 여전히 퍼 가 한 종류 뿐이다. 국물을 먹는 순간, 예전 그때의 기억이 ..
20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