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2020. 12. 19. 16:56ㆍBLAH B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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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물안개가 마을을 뒤덮고 나니, 한 치 앞도 보이질 않는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 오가는 흐몽족과 함께 길을 나선 여행자들의 모습이 살짝살짝 드러날 뿐이다. 이른 아침 사파는 물안개가 자욱하다. 그렇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뿌연 물안개가 걷혀야 비로소 제대로 된 사파의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개를 동반한 먹구름이 찾아오더니 이내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따뜻한 차 한 잔과 아침 메뉴를 주문했다. 특별할 것 없는 메뉴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바라보는 사파의 풍경은 몽환적이기만 하다. 맑은 날씨라면 더욱 아름다운 사파를 만날 수 있었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좋다.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대는 쌀쌀한 날씨,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잠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 안개 자욱한 사파에서
2017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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